간간히 하드코딩하는 사람들에서 게시물을 보면, 퍼블리셔가 진입 장벽이 낮다 이야기 하는 걸 많이 보게 된다. 오늘은 그냥 이 얘기를 하고 싶어졌다.
퍼블리셔라는 직종이 생겨난 이후(?), 언젠가 여기저기 학원들이 유망직종이라며 퍼블리셔를 찍어내기 시작했다. 아마 퍼블리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HTML 코딩 하는 사람 정도로만 인식할 것이고, 그게 왜 굳이 전문인력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라는 사람들도 많을 거다.
참 웃긴건…
퍼블리셔를 하려는 사람들 중 많은 부분 쉬워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라는 거다. (사실
안으로 들어와보면 쉬운게 없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연봉이 적다고 투더리투더리… ;;;
(일은 쉬운거 하고 싶고 연봉은 많이 받고 싶고?)
퍼블리셔는 과연 쉬운 직종일까?
전혀 아니올시다다. (웹) 개발을 했던 나로서는 어쩌면 차라리 개발이 더 편하겠다. (그렇다고 개발이 더 쉽다 그런 얘기는 아니다. 오해가 있는듯 하여 추가해서 적자면, 개발도 어렵고 복잡하다. 단편적으로 더 편하겠다라고 적은 것으로 인해 개발은 쉽다 라고 이야기 한 것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연히 더 깊이 들어갈 수록 더 많은 것들을 컨트롤 하게 될 수록 어려움은 배가 된다. 다만, 개발자가 프론트엔드를 다루는 이들을 무시할 만큼 프론트가 쉬운 것은 아니라는 얘기를 하고자 함이다.)
서버 사이드 개발은 대다수 플랫폼이 정해져 있기라도 하다. 언어는 한 번 배워두면 크게 변함이 없다. 버전업이 자주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새롭게 생겨나는 메서드라든가 그런게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반면… 퍼블리셔… 후… (일단 깊은 한숨 부터… ;;;)
플랫폼이 브라우저다…
젠장맞을… 이놈의 IE 6, 7, 8 , 9, 10, 이제 곧 나올 11, 소문타고 들려오는 12… Chorme,
Safari, FireFox 등등… 이걸 다 대응해야 한다.
웹개발은 해당 서버에만 맞추면 별 문제가 일어나지 않지만 퍼블리싱의 작업물은 브라우저별로
달라져버리니 CSS3 라도 쓸라치면, 하위 호환성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클라이언트들의 일부는 아직도 IE6 쓰는 클라이언트도 있다… 하… 돈다 돌아…
클라이언트들은 이 모든 브라우저에서 다 똑같은 모습을 기대하고, 똑같은 기능을 기대한다.
그러자면 퍼블리셔는 각 브라우저들에 대해 테스트를 진행한다.
특히나 IE 계열은… 같은 버전의 IE라도… windows XP와 windows 7 에서 보여주는 렌더링이
뭔가 미묘하게 다르다…
심지어 최신 브라우저라 하더라도, FireFox에서 구현되는 것과 Chrome에서 구현되는 것도 사뭇 다른 이슈들이 종종 발생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브라우저들간의 이슈사항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만큼 작업 속도가 더뎌지게 된다. 그 뿐이랴?
퍼블리싱의 업무는 가시적 구현과 기능적 구현을 모두 담당하는게 퍼블리싱이다. (물론 개개인의
능력차에 따라 기능적 구현을 못하거나 하는 등의 경우가 많기는 하다)
이건 말이 쉽지, 퍼블리셔는 기본적으로 HTML, CSS , JavaScript 라는 3개의 언어를 동시에
조작한다라는 얘기다… 이 말은 곧, 동시에 3개의 언어의 연관성을 계속 고려하면서 작업을 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기술의 발전에 따라 Front-End 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서버사이드 언어에 비해 매우
급진적이다.
빠르게 변해가고 빠르게 나타나는 새로운 것들에 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으면 도태되기가
쉽상이다.
그래봐야 쉬운 언어라고? 일단 한 대 맞고 시작하자.
이게 쉬운 언어라고 생각하는 이가 있다면, 직접 한 번 구현해보고 Markup Validation, 접근성
검사, 크로스브라우징 테스트 등을 다 해봐라. 쉬운 언어라는 말이 쉽게 나오나…
퍼블리셔의 진입장벽이 낮다
그런데, 그렇다면 퍼블리셔의 진입장벽이 왜 낮다라고 얘기할까? 나는 개인적으로 한 가지 이유를 스스로 퍼블리셔를 자칭하는 이들의 문제라고 본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업무 때문에 프리랜서를 채용하여 현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기억으로는 5 ~ 10년차 사이의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그들의 작업물을 2년차 퍼블리셔인
내가 검수를 진행했고, 오류 사항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전혀 시맨틱하지 않은 마크업이라던가, 접근성이라고는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순전히 딱 가이드라인에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눈가리고 아웅격인 접근성 제공(접근성 제공이라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 의미 없는 클래스 네이밍, 불필요한 클래스 남발, 마크업 오류, 심지어는 브라우저의 특성 하나 이해하지 못해서 렌더링 오류도 잡지 못하는 일들 등등 그 연차가 참 창피하다 꼬집어 주고 싶을 정도…
한 가지 더 해서 재미있는(?) 현상은, 난 분명히 아직 초보다.
나에 대해 저평가나 겸손을 떠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객관적인 평가로 분명히 초보다.
그런데 하코사에서는 능력자라는 타이틀이 붙어버렸다.
초보자가 능력자라는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은 그만큼 평균점 자체가 낮다는 이야기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참 씁슬한 이야기다.
아이러니…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정작 퍼블리셔들 스스로는 뭐랄까…
좀 더 시멘틱한 마크업, 좀 더 구조적인 마크업, 다양한 브라우저를 지원하는 크로스브라우징,
Front-End에 관한 script 처리 등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물론 그 덕에 나같은 초보자가 능력자라는 타이틀이 붙어버리는 기이한 현상이 생겨 오히려 몸값을
올리기 좋은 위치에 있기는 하다… ;;;;;;
간간히 퍼블리셔가 과연 비전이 있는 직업이냐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되려 묻고 싶다. 당신은 퍼블리싱이 중요하다 생각하는가? 중요하다면 이게 왜 중요하다
생각하는가?
그에 대한 답을 안다면, 과연 비전이 있느냐는 질문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퍼블리셔라는 직종이 탄생(?)하게 된 배경조차 이해하지 않고, 그냥 HTML / CSS 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그 사람은 그 정도에만 머무는 사람이 될
것이다.
직업은 필요에 의해 나타나게 된다. 특히나 전문직은 그 전문성에 의해 필요성이 짙어지거나
흐려진다.
솔직한 말로, 단순히 HTML / CSS 는 그냥 언어 좀 가르쳐놓고 아무나 갖다 앉혀놓고 시키면
가능은 할거다. 그러나 거기에 각 브라우저별 이슈들, SEO, 페이지의 퍼포먼스, 접근성 등등을
고려해가며 더 나은 사용자 경험, 더 나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자면 단순히 HTML / CSS
만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퍼블리셔라는 직종이 필요한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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