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종종 여러가지 고민 상담을 하곤 한다. 가끔은 활동 중인 네이버 H카페에서 직업 적인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하고 가끔은 아는 동생들과 취업, 인생, 신앙 등등 여러가지 것들을 두고 상담을 해 주기도 한다.
그런데 여러 고민 상담들을 해봤지만, 상담의 끝에 얻어지는 결론은 고민 상담의 90%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담 자체가 아니라, 상담 중 해주는 조언이 의미있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매우 희박하다는게 좀 더 맞는 말일 것이다.
이전에 JTBC 마녀사냥에서 곽정은씨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연애에 대한 조언이 무의미한 이유는… 결국 자기하고 싶은대로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상담을 하며 해주는 조언이 거의 의미가 없어지는 이유는, 상담을 하며 어떤 방향을 제시해 주거나 바른 이야기를 해 줘도 결국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거나 혹은 그냥 그 자리에서만 듣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담의 효과(?)가 있는 극히 적은 일부는 사실, 이미 많은 부분 부딪혀보고 깨져보고 그 상황을 바꾸어보기 위해 고민하고 애써 본 케이스이다. 이런 케이스의 사람들일 경우에는 상담이나 조언이 하나의 또 다른 방향 제시 혹은 힌트가 되어 또 한 번 부딪혀 보는 동기가 되어지게 되더라.
그러한 이들만이 상담의 목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며, 또한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고 행동으로 옮긴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
몇 해전 이직 관련으로 내게 상담을 요청해 온 이가 있었다. 상담 내용의 요지는 이러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는 이런 저런 이유로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아 회사을 이직하려고 하는데, 당장 회사를 그만두자니 당장 수입이 끊기게 되고 그렇다고 그만두고 직장을 구한다고 하여서 당장 이직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거기다 요새 회사들이 요구하는 스킬에는 부족해서 더 공부도 해야 하는데 이 회사 다니면서는 공부 하기도 힘들고… "
그 얘기에 대해,
첫째, 일단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 당장 수입이 끊이지 않는 것이 더 중한지 혹은 정말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 가는 것이 중한지를 결정하고,
둘째, 일을 그만 두고나서 당장 이직이 안된다는 보장 또한 없으니 두 경우에 대한 이후 계획들을 세워야 하며,
셋째, 솔직히 회사 다니면서 공부하는 것은 그 자체로 힘들다.
그러니 어차피 공부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수입이 끊겨있는 기간을
최소한으로 할 수 있도록 공부하는 기간을 최소한으로 단축시켜 열공을 하여 단기간에 이직에
성공을 하거나
혹은, 수입이 끊기면 절대 안되는 상황이라면 이직 때까지는 힘든 걸 감내하고 몇 달만 나 죽었오
생각하고 일과 공부를 다 해내거나
그마저도 안된다면 이직을 아예 포기하고 계속 그 곳에서 돈을 버는 방법 밖에는 없다.
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나 결국 그 사람은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며칠 전까지도 여전히 이직을 못했고 그 회사를
나오지도 못했다.
여전히 이직해야하는데 → 당장 그만두면 수입도 없는데 → 그만두면 다른데 바로 들어갈 수 있을까? →
실력도 안되는데 → 공부해서 이직해야하겠지? → 이 회사 다니면서는 공부하기 어려운데 ㅠㅠ →
이직해야 하는데 → 당장 그만두면 수입도 없는데 → 그만두면 바로 다른데 들어갈 수 있을까? →
실력도 안되는데 → … 를 계속해서 무한 반복하고 있고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아무리 상담을 해도 나아지지 않는 이유이고, 아무리 귀감이 되고 감동이 되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도 나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생겨나지 않는 이유이다.
선행된 고민, 씨름, 노력이 없으면 상담은 단순한 한풀이이고 단지 순간의 위로를 얻고자 함일
뿐이지 지금 닥쳐진 상황이나 환경으로부터 변화를 얻어내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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